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닫기
서브메뉴

관객동아리 리뷰

home > 게시판 > 관객동아리 리뷰

<성스러운 거미> (2022) - 알리 아바시/ 글.이창근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2-16 84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성스러운 거미> (2022) - 감독 알리 아바시





 사이드 하네이는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성실한 건설노동자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매춘부를 유인하여 살해하는 연쇄살인마 ‘거미’가 된다. ‘부정한 자’인 매춘부에 대한 자신만의 지하드(성전)를 벌이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자신의 신분은 숨기지만 피해자의 시신 위치를 공개하고 자신의 의도를 언론사에 밝힌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영화 속 배경인 이란은 신정국가이니만큼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퇴폐하고 타락한 사회에 저항하는 정의의 전사'라는 칭호까지 얻는다. 피해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매춘부라는 점과 사이드의 치밀한 범죄행각 그리고 범죄에 대한 사회적 지지로 인해 경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파견 나온 여기자 라히미만이 사이드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본 영화는 사이드의 범행이 이루어지는 초반부와 사이드 체포 이후를 이야기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초반부가 치밀한 연쇄살인마와 연약한 추격자가 등장하는 스릴러물이라면 후반부는 신정국가 이란에 대한 사회 고발물이 된다. 16명을 살해한 범인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사람들, 그런 지지자들에 도취하여 범행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연쇄살인마, 그리고 피해자들과 같은 여성임에도 남편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를 외면하는 부인 등을 보여주면서 신정국가 이란에 인간 존중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특히 사이드를 인생의 롤모델로 받아들이는 아들의 모습을 통해 저러한 잘못된 사회 통념이 다음 세대로 유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또는 사회가 부정한 존재로 규정한 자들에 대해 처벌해도 되는가? 신정국가 이란만의 문제로 보일 수도 있으나 최근 외국인, 노인, 여성 등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 또는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온·오프라인 공격들이 자주 눈에 띄는 만큼 우리도 고민해볼 만한 문제가 아닐까?


- 관객동아리 씨네몽, 이창근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이마 베프> (1996) - 올리비에 아사야스/ 글.조현철 2023-02-17
다음글 <애프터썬> (2022) - 샬롯 웰스/ 글.유세종 2023-02-03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