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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만 아일랜드> (2021) - 미아 한센-러브/ 글. 심규문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8-13 107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베르히만 아일랜드> (2021) - 감독 미아 한센-러브





 천구백칠팔십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며 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라는 이름은 그의 영화 <제7의 봉인>과 함께 마치 하나의 전설을 접하는 느낌을 주는, 범접하기 어려운 단어였다. 당시 흑백으로 보았던 영화의 내용이나 의미는 전혀 기억나지 않고 그 분위기의 칙칙함만 머릿속에 맴돈다. 

 이번에 개봉한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바로 이 스웨덴의 전설이 된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오랫동안 머물며 생활을 하고 영화를 찍었던 스웨덴의 작은 섬 ‘포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포뢰섬을 찾은 영화감독 부부가 섬에서 겪는 소소한 일상과 ‘베르히만’의 흔적이 묻어있는 장소들을 접하며 느끼는 감상들이 주를 이룬다. 여성 감독이 잘 쓰이지 않는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두 남녀의 이야기가 액자소설처럼 등장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사랑과 이별, 예술과 인생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담히 포뢰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마치 가볍게 웃음을 짓는 대화를 하듯 들려준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50여 편의 영화를 만든 거장 창작자로서, 또한 6명의 부인과 9명의 자녀를 두며 자식들의 기저귀 한번 갈아준 적이 없는 사람으로 소개된다. 냉정한 감독이자 냉정한 아빠로 기억되지만, 오히려 <베르히만 아일랜드> 속에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란 감독도 더 친근하고 이해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영화를 찍은 포뢰섬은 그의 삶 전체를 안아주듯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관객에게 평안을 보여준다. 또한 창작물을 만드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 느끼는 고민과 기쁨도 아주 조금은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영화를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미아 한센 러브’는 참 영화를 맛깔스럽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감독이다.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이다. 그녀의 이전 대표작인 <다가오는 것들>도 꼭 보고 싶은 맘이 든다. 

 세상은 언제나 현실로서 눈앞에 서 있지만, 또한 항상 이야기를 꿈꾸며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그리고 포뢰섬은 세상 사람들을 말없이 언제나 안아주고 있다, 한번 꼭 ‘베르히만 아일랜드’, 포뢰섬에 가고 싶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심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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