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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밤> (2021) - 윤서진/ 글. 지니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8-05 205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초록밤> (2021) - 감독 윤서진





 야간 경비원인 아버지(이태훈)가 땅에 무언가를 묻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초록밤>은 60대 부모와 30대 아들로 구성된 가족의 여름 며칠을 들여다본 영화이다. 화장실 문을 연 채 볼일을 보는 아버지를 타박하는 어머니(김민경), 장애인 활동 보조인 아들 원형(강길우)은 오랜 연인과 결혼하지 못하고 부모의 집에서 더불어 살고 있다. 단조로운 삶을 이어가던 세 사람은 할아버지의 부고를 접한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다투다가 부조금을 세려고 모인 순간 단합된 모습들을 보인다.

 윤서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초록밤>은 오랜 준비 끝에 기획한 첫 장편영화로 ‘쫓겨나는’ 상황에 있던 한 가족이, ‘쫓아내는’ 입장의 당사자, 가해자로 전환되는 순간 드러나는 소시민들의 무의식적 폭력성을 한 축의 서사로 담고자 한 작품이라고 한다. 시나리오를 사실적인 전개가 아닌 낯선 이미지와 사운드의 불협화음을 표현하고자 촬영과 조명, 미술과 음악 편집을 더욱 과감한 영화 언어로 선택했고 특히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초록색의 극단적인 시각적 대비를 통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가치들에 대해 한 번쯤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작품에 담았다고 한다.

 ‘초록+밤’이라는 제목만으로도 흥미롭다. 초록은 휴식과 평화를 상징하는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밤이라는 단어와 만나 죽음, 어둠, 나이 듦 등의 상반되는 이미지를 삶과 죽음으로 연결하고 한 가족의 평범한 이야기로 보편적인 공감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감독이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도 독특하다. 그래서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호기심과 긴장감으로 집중해서 볼 수가 있었다. 특히 대사보다는 감정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배우들. 일본의 수많은 작가주의 영화 음악을 담당한 거장 나가시마 히로유키 음악감독의 음악은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언어 그 이상의 감정을 관객이 느끼게 한다. 또한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초록색으로 표현한 것에서 감독의 감성을 엿볼 수 있었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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