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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집> (2019) - 박희권/ 글. 허회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3-08 170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축복의 집> (2019) - 감독 박희권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 해수는 남녀가 구분해 쓸 변변한 탈의실조차 없어 보이는 공장에서 낮에 일을 마친 후 곧바로 저녁에는 식당으로 일을 하러 간다. 해수에게는 아직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철없는 남동생, 병환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난 엄마, 어떤 이유에선지 엄마의 죽음조차 알리고 싶지 않은, 함께 살지 않는 아빠라는 존재와 재건축으로 인해 곧 떠나야 하나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거처가 있을 뿐이다.

이 영화는 해수의 일상 중 함께 살던 엄마의 죽음을 처리하는 3일간의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고 있다. 너무 담담하다 못해 서스펜스를 보는 것 같은 불안과 긴박감을 준다.

엄마는 자살을 했으나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시체검안서를 발급받는다. 그 덕에 보험금을 받게 될 수 있었으나 장례 절차를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돈이 다시 가버려 해수에게는 얼마의 돈이 남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문객 한 명 없는 장례식을 치르고, “끝났어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마쳐진 사망신고로 한 사람의 생이 마감되어지고, 곧 허물어질 집을 떠나 어딘가로 가야하는 두 남매. 캄캄함 속에서 요란하게 돌아가는 공장의 소음으로 시작된 영화처럼 어둠 속에서 바삐, 그러나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들리는 두 남매의 발자국 소리들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박희권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축복의 집>이라는 아이러니한 제목을 가진 이 영화를 박 감독은 ‘주목되지 않고 있으나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소리 없는 재난영화’라고 소개한다. 아무쪼록 고단한 두 남매의 발자국들이 소리없이 흩어져 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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