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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꿈꾸는 소녀> (2022) - 박혁지/ 글.박옥자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1-19 96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시간을 꿈꾸는 소녀> (2022) - 감독 박혁지


비범함이 평범함을 꿈꾸다




 ‘갖고 싶다고 가질 수도 없고, 갖기 싫다고 안 가질 수도 없는’ 청춘 발랄한 무녀의 운명을 그린 영화 <시간을 꿈꾸는 소녀>다. 
 어릴 때부터 유명세를 탔으나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수진 보살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무속인의 운명적인 삶이 아닌 세속의 다른 꿈을 이루고자 고민하는 혼돈의 생활을 박혁지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담아냈다. 
 타인의 운명을 상담해주는 무녀가 정작 본인의 운명을 거부하고 다른 무언가가 되고자 다른 미래를 꿈꾸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솔깃한 영화적 소재인가….

 감독의 삼고초려부터 갑작스러운 수진 보살의 촬영중단으로 공백이 있었지만 기다림의 끈기로 얻어낸 귀중한 작품이다. 
 무녀의 일상이니 어떤 초인적인 사건 하나쯤 보일 거라 기대했으나 인물의 특수성보다는 그들 삶의 본질을 관찰하는 방식이었던 감독의 기존작품 성향처럼 무속의 세계에 치우치지 않는다. 
 일반적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나레이션 없이 카메라가 그저 그림자처럼 인물을 좇을 뿐이다. 다큐멘터리의 날것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깊은 산속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게 된 운명,
 꿈을 통해 타인의 미래를 점치는 능력을 갖추게 된 운명
 평생 섬기겠다고 약속한 장군신과의 피할 수 없는 운명,
 다른 꿈을 꾸었으나 이젠 무속인의 운명을 견고하게 담금질하며 ‘운명은 해석하기 나름’ 이라 정의하는 무녀 수진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서랍장에 붙어있던 'I have a dream' 이란 문구가 수진의 단단한 꿈을 응원이라도 하듯 시선에 쏙 들어온다. 
 맘 먹은 대로 되지도 않고, 피할 수도 없는 답답한 운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좋은 무속인이 되고 싶다는 수진.
 언젠가, 그녀가 꿈꾸는 대형버스 운전기사, 포크레인 기사인 수진 보살을 홍성에서 만날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민한 수진 보살이 삶에 지치고 힘들었을 때 도움을 준 좋은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길.


- 관객동아리 씨네몽, 박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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