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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0) - 오키타 슈이치 / 글. 나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8-04 211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0) - 감독 오키타 슈이치





 75세의 일본 할머니가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라고 선언하는 영화. 모모코는 젊었을 때도 나름 패기 넘치는 신여성이었다. 부모님이 정해주신 혼사를 거부하고 도쿄로 도망쳐서 독립한 전적이 있다. 남편감도 어쩌면 자기가 먼저 점찍었다. 점원으로 일하는 식당에 온 잘생긴 남자 손님이 ‘나’라는 말에 고향 사투리 ‘오라’를 썼다. 찜해둔 그 남자와 데이트 끝에 결혼에 성공.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알콩달콩 잘 살았다. 그런데 이제 남편과는 사별, 아들과는 연락이 끊기고 딸은 가끔 손녀딸을 데려와서 놀다 가지만 엄마에게 보다는 엄마의 돈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혼자서 간다고 큰소리는 쳐놓았지만, 모모코는 온통 연예인 예능 남친들이 즐비하다. 그녀에게만 보이는 연하 남자들과 예능을 찍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노홍철 유재석 하하 같은 3인조 트리오가 그녀와 같은 옷을 입고 온갖 유혹과 춤으로 그녀의 상상력을 폭로한다. 정준하 같은 묵직한 남자가 그렇지 않아도 편치 않은 그녀의 아침 기상을 방해한다. ‘이대로 그냥 눈뜨지 말고….’ 하지만 목숨이 그리 간단한 것인가. 무거운 몸, 챙겨 먹어야 하는 알약 무더기, 고생대 역사 외우기, 새 차 구하기 등등. 그녀에게만 보이는 상상력 친구들과 함께 오늘도 열일 하는 모모코.

 ‘남편이 죽었을 때 싫지만은 않았다. 이제야 진짜 자유와 독립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모모코의 말이다. 그녀의 진정한 자유와 독립은 상상력인 것 같다. 그것은 아직 예능과 가라오케와 네안데르탈인에 멈춰있지만. 누가 아는가. 원작 작가 와카타케 치사코는 아들의 권유로 소설 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한 나이가 55세. 8년 후 63세에 데뷔작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쓰게 된 것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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