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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2020) - 김미조 / 글. 해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8-04 319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갈매기> (2020) - 감독 김미조





물리고 찢기어졌을 때, 나라도 내 편이 되어
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 아닐까.
이 영화를 단지 여성영화로만 보지 않기를….

혼잡한 시장 골목 대로변 생선가게, 
남편과 함께 정차한 차량에 황급히 올라타는 중년 여성.
이어서 결혼을 앞둔 상견례에서의 식사 자리.
돌아와 한 평 남짓도 되지 않은 곳에서 돈을 세고
딸에게 전화해 “돈 다 되었어. 내일부터 결혼식 준비해~”하고는
투쟁하는 동지이기도 하는 시장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평화로운 일상.
이후 10초 남짓 블랙아웃 타임.

수산 시장에서 평생을 살아 온 엄마 주오복은
사장 상인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성폭행당한다.
엄마는 황망한 모습으로 어찌할 줄 몰라 생선가게 문도 열지 못하고
피 묻은 팬티와 이불을 빨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데
시장 상인 간에는 이상한 눈빛과 속삭임들이 있다.
엄마는 딸에게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하고 
딸은 엄마를 도와 경찰서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증인이나 증거를 달라고 하고
가해자 기택은 적반하장 무고를 주장하며 2차 가해를 한다.

결혼을 앞둔 딸은 엄마를 원망하고, 가해자 기택을 앞세워 보상금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상인들도 이해관계를 계산하기 바쁘다. 겨우 한 상인에게 증언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긴 골목을 걸어 나가는 오복의 뒷모습을 잡은 카메라의 롱테이크는 딱 골목만큼의 희망인 듯 답답하고 슬프다. 끝내 증언을 약속한 상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딸을 결혼시키고, 엄마는 <나는 주오복 입니다>로 시작하는 피켓을 들고 가해자 기택의 가게 앞에 우뚝 선다.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은 시작하는 것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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