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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팰리스> (2022) - 가성문 / 글.박옥자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6-13 78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드림팰리스> (2022) - 감독 가성문





 입주한 새 아파트에 짐을 풀면서 혜정(김선영)은 새로운 터전에 대한 행복한 기대로 더할 나위 없이 밝다. 

 녹물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혜정에게 그곳은 화려하고 안락한 궁전이었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남편의 합의금으로 장만한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해 본다. 하지만 분양사무실은 미분양이 채워지면 한꺼번에 수리하겠다는 구태의연한 답변뿐이고 입주민들은 미분양사태에 대해 분양사와 대립 중으로 녹물에는 관심도 없다.

 건설사는 할인 분양으로 입주를 늘릴 계획을 하고 혜정은 지금은 데면데면하지만, 한때는 재해 유족으로 동지였던 수인(이윤지)에게 ‘드림팰리스’에 입주해 볼 것을 부추기듯 권유한다. 홀로 남매를 키워야 하는 수인이 외로운 투쟁을 멈추고 입주를 결심하지만, 할인 분양자를 막아서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대로 상황은 엉뚱한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가성문 감독은 산업재해와 아파트 미분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문제를 일으킨 집단은 따로 있으며 정작 당한 이들이 겪는 불행은 그들의 잘못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 분양해서 벌어지는 입주자 간의 분란, 산업재해로 사망한 유족과 기업 간 갈등인 천막농성 장면, 합의하는 유족과 남아있는 유족 간의 냉랭함과 따가운 시선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일로 갈등과 반목의 위기에 몰리는 혜정이라는 인물을 내세운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씁쓸하다. 가해자는 보이지도 않고 고요한데 정작 피해자들끼리 요동치는 사회의 단면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그늘을 포착해서 보여주고 사회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린다면 문제 해결에 대한 여부는 관객의 몫이겠다. 

 이제, 혜정과 수인 같은 여성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남아있는 가족과 따스한 집을 가질 수 있기를.


- 관객동아리 씨네몽, 박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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