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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2021) - 이일하/ 글. 심규문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7-07 179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모어> (2021) - 감독 이일하





 오랜 기간 역사 속에 전해 내려오는 격언 같은 많은 유명 문장 중에서 개인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느끼게 된 것 중 하나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글이다. 살면서 접하는 사람들 한명 한명의 굴곡진 삶의 내면을 느끼게 되며 '과연 한 사람의 삶이나마 예술이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시각에서 볼 때 <모어>는 말이 필요 없는 최상의 영화이다. 매끄럽게 자극적이면서 화학첨가제의 맛을 배제한 매력적인 작품을 선사한 이일하 감독님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빚까지 내면서 응원해준 가족과 플래카드까지 거는 고향의 기대 속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던 소년이 자신이 실제 되고 싶은 게 발레리노가 아니고 발레리나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부터 부대끼게 되는 세상과의 불화와 울분 그리고 화해를 이야기한다. 촉망받는 발레리노에서 ‘털 난 물고기’라는 ‘모어’로 자신을 표현하며 이태원의 클럽에서 춤을 추며 살아가는 동성애자 ‘모지민’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다. <모어>는 동성애자도 그냥 평범한 한 사람으로 누구나와 같이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 열렬하고 지순한 사랑, 이웃과 친구의 지지와 응원 같은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소시민임을 적나라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이전에도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여러 편 본적이 있고 요즘은 방송 매체에도 자주 등장하기도 해서 동성애자에 대한 느낌이나 편견이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느껴온 것 같다. 영화 <모어>의 뛰어남은 이런 내 생각이 얼마나 피상적이고 혼자만의 착각이었는가를 분명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데 있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한다고 착각하는 건 어쩜 일종의 자기기만이나 자기만족의 한 방편일 것이다.

 영화 <모어>는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그리고 자신을 에워싼 세상 사람들에게 직선적으로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이미 난 너희들에게 눈물 따위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분명히 잘라서 말한다.
“이 찌질한 것들아 팁이나 줘봐”...

 “카메라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잘 캐치해내는 사람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이일하 감독은 영화 모어에 참으로 멋진 화면들을 여럿 담아 놓았다. 모지민과 그의 애인 제나를 태우고 경운기를 모는 아빠, 제냐와 모어의 담다디 노래를 부르는 데이트, 마당에서 엄마, 아빠를 관객으로 펼치는 발레….

슬프고 아름다운 영화, 그러나 표현 없이 그냥 보고 느끼면 더 좋을 영화 <모어>는 참 경이롭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심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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