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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밤> (2022) - 최창환 / 글.박정아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4-14 143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여섯 개의 밤> (2022) - 감독 최창환





 영화는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비행기 안은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데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예기치 않게 가장 가까운 공항인 부산에 불시착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설레고 누군가에게는 불안한 여섯 명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이야기를 세 가지 에피소드로 담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썸으로 이어진 젊은 남녀의 설레는 이야기이다. 남자는 공항에서부터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는데 불시착한 비행기 덕분에 기회를 얻어 용기를 내 대시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남자의 긴장과 기대감이 그대로 전해졌고, 여자는 겉으론 담담하지만 이내 참아왔던 자신의 감정을 터뜨렸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결혼 전 뉴욕에 있는 시댁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탄 예비 신혼부부다. 가장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한마디 말이 작은 불씨가 되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를 좁힐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결국은 파국을 맞는다. 두 남녀의 대화 흐름이 맥락 없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몰입되는 시간이었고 이해는 안 되지만 어쩔 수 없이 공감되는 장면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에피소드, 미국으로 수술받으러 떠나는 엄마와 동행하는 딸의 여정이다. 엄마는 비행기에서부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내내 딸에게 징징(?)거린다. 딸은 힘들면서도 아픈 엄마에게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받아준다. 그러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엄마를 따라나서 밤바다 산책길에 엄마와의 대화 끝에 그간의 설움이 폭발하고 만다. 마음을 진정하고 호텔로 돌아와 말없이 서로를 응시하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마음 아프게 와닿았다.

 세 가지 에피소드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던 것 같다. 첫 장면에 비행기라는 공간은 설렘과 불안함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불시착해 묵었던 호텔에서 여섯 명 각자의 하룻밤이 어느 여행지에서의 밤보다 기억에 남았다. 제삼자로서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끄덕이면서 짧은 러닝타임이 더 짧게 느껴졌던 재밌는 영화였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박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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