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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 (1997) - 구로사와 기요시/ 글. 나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7-20 159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큐어> (1997) -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최면살인



 큰 키에 바바리코트를 입은 형사 타카베는 불길한 연쇄살인 현장을 뛰어다닌다. 피해자는 같은 모양으로 죽어있다. 가해자는 허술하게 노출된다. 범인은 잡았지만 진짜 범인은 아니다. 살해행위는 있었지만, 자신도 무엇을, 왜 했는지 모르는 살인이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살인자들이 만난 한 남자. 그는 있으면서 없는 존재이다. 자신을 다 비워내고, 만나는 타인들의 이야기로 자신을 채우려는 남자. “네 이야기를 들려줘.”

 불꽃이라든지 물결이라든지 한순간 시선을 빼앗기고, 그저 보통 사람이었던 내 안에 작은 미움이나 불만 같은 것들이 나를 온통 점령해버리는, 그래서 그가 중얼대는 ‘치료하라’라는 주술이 역설적으로 ‘파괴하라’라는 명령이 되어버리는 그런 스릴러. 구로사와 기요시가 1997년에 만든 영화다.

 그렇게 거친 듯 세련된, 정신분석과 사이비종교를 오가는 스릴러로 영화계 프로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구로사와. 그가 2008년에는 <도쿄 소나타>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2020년에는 <스파이의 아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

 40대의 구로사와는 지적이고 50대의 구로사와는 감성적이며 60대의 구로사와는 여유가 느껴진다. 우리의 호프 봉준호 감독은 구로사와의 광팬. 봉준호:송강호=구로자와:야큐쇼 코지(<큐어>의 타카베 형사). 우리 쪽이 조금 젊다. 앞으로도 누가 더 젊고 유려한 영화를 만들지. 우리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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