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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타는 여자들> (2020) - 이혁래, 김정영/ 글. 해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2-02 133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미싱타는 여자들> (2020) - 감독 이혁래, 김정영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거북이'의 리메이크로 알려진 <사계>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만든 민중 노래, 노동 노래로 알고 있다. 오래전 우리 아이들이 경쾌하게 이 노래를 흥얼거릴 때 “이 노래가 얼마나 슬픈 노래인지 아니?”라며 꽃이 피고, 소나기가 쏟아지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것도 보지 못하고 미싱을 돌리던 10대 소녀들의 노동에 관해 설명했던 생각이 난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다큐멘터리이다. 1970년대 평화시장에서 ‘몇 번 미싱사’, ‘몇 번 시다’로 불리며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을 했던 십 대 초반 여공들의 이야기이다. ‘근로기준법’을 외치며 스스로 불꽃이 되었던 전태일을 기리며 제2의 전태일이 필요하다면 여자 전태일이 되겠다고 다짐한 어린 소녀들의 억울하고 아프고 아픈 투쟁이다.

 50여 년이 지나 이미 중년이 지나버린 14명 소녀공들의 방대한 인터뷰와 몇 남지 않은 사진, 편지로 꿈을 위해 혹은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일하고, 공부하며 불합리한 노동과 근로와 억압과 싸운 생생한 삶의 이야기이다. 누구나의 집에 존재했을 법한 누이들의 희생으로 집이 번성하고 이 나라와 사회가 발달하였음을 잊고 산다, 마치 원래부터 이렇게 살았던 것처럼.

 박찬욱 감독이 “70년대 청춘이었던 분들, 그리고 지금 청춘인 분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라고 했다는데 영화에서처럼 아픈 청춘이 있었던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이 영화를 통해 가슴에 묻은 내 어린 청춘을 <괜찮아, 잘 살았어> 토닥토닥 위로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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