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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2021) - 하마구치 류스케/ 글. 톰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1-26 169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드라이브 마이 카> (2021) -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이 영화는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으로, 주인공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세심한 감정 흐름과 감성적인 부분들이 돋보이게 그리고 있다.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주인공 ‘가후쿠’는 어린 자녀를 잃은 아픔을 그의 아내인 ‘오토’와 함께 나누며 힘겹게 살아간다. 역시 배우였던 오토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아픔을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점점 섹스에 집착하게 되고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의 불륜으로까지 이어진다.

 가후쿠는 이러한 아내의 행동에 대해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이유는 아내마저 자신을 떠나는 게 더 큰 상처가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남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감추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결되지 않은 감정만 남긴 채 아내는 세상을 떠난다.

 시간이 흘러 가후쿠는 아내가 각색했던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되고, 연극을 올리는 히로시마시 관계자의 강력 추천으로 전속 운전사인 미사키를 소개받는다. 그리고 우연히, 아내와 불륜관계였던 남자 배우와도 만난다. 

 일반적으로 아내의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하지만 자녀를 잃은 상처를 다른 아이를 가짐으로써 치유할 수 있다고 여겨서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에 한 행동으로 접근한다면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 후반부 주 배경이 되는 연극의 대사들이 주인공들의 내면 심리를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각각 아내와 엄마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가후쿠와 미사키는, 자신들의 아픔을 감춘 채 서로를 대하다가 히로시마를 오가는 차 속에서 마음의 문을 열며 연극을 통해 상처들을 치유해 나간다.

 심리학계에서는 환자들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상황극을 활용하곤 한다. 영화는 이러한 부분을 접목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3시간이라는 다소 긴 시간과 기대만큼 부족했다는 관객들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세심한 심리상태를 차분히 따라가며 연극에서나 만날 수 있는 대사들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그다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극 중 연극에 여러 국적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을 보고 ‘서로 다른 언어들이 충돌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하는 선입견으로 인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끝 무렵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모습에서 오히려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였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고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뜻하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어느 정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어 많은 분이 이 영화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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