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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 (2021) - 곽민승/ 글. 도라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9-06 144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말아> (2021) - 감독 곽민승




 하는 일 없이 무력해 보이는 청년 백수 ‘주리’에게 일상이란 절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지루한 게임처럼 보인다. 물론 지루하다고 해서 그 게임이 쉽거나 간단하다는 뜻은 아니다. 본인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에 치여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주인공 주리에겐 답답함보단 안쓰러움이 느껴지는데, 이런 안쓰러움은 오히려 격렬하게 주인공에게 무언가라도 하길 바라는 마음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마음의 때를 맞춘 듯, 주리는 반강제적으로 엄마의 김밥집을 일시적으로 일임받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후 주리의 변화에 주목한다. 시작은 반강제나 다름없었지만, 김밥집을 맡게 되며 겪게 되는 일들은 웬일인지 주리를 치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리는 특별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음식을 내어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에 느끼는 교류를 경험하게 되고, 본인의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기쁨을 느끼게도 된다. 

 무엇보다 김밥집은 본인의 작은 호의를 크게 기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광장의 역할도 해준다. 이런 광장 같은 역할이 작은 김밥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시사적인데, 코로나19로 닥친 일상의 변화는 이 작은 광장마저 문을 닫을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력은 짧지만, 성취와 보람이란 것을 느끼며 노동을 해내는 청년 백수 ‘주리’와 작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신나라 김밥’을 다룬 <말아>는 작고 개인적인 일상과 성장이 사회와 촘촘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영화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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