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원 세컨드> (2020) - 감독 장이머우
사막 모래바람, 그 속을 허겁지겁 내달리는 한 사내. 모래가 눈에, 귀에, 입에, 코에 들어가도 무방비 상태다. 기실 그런 것은 아무 상관 없다는 표정이다. 눈은 그 어딘가를 강렬하게 향하고 있다.
영화 시작 전 나오는 뉴스에 딸이 나온다는 편지를 받고 그 영화를 보기 위해 달려간다. 영화 제목처럼 그 딸은 뉴스 중 단 1초 동안 나온다. 딸이 8살 때 헤어져 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못 본 딸을 그렇게라도 보기 위해 사막을 달리고 허허벌판을 달리고 또 달린다.
그런데, 필름을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돌리며 영화를 상영하기에 그 순번이 오길 설날 맞이하듯 기다리던 시절, 바로 그 필름 한 통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을 보고 뒤쫓게 된다.
과연 이 남자는 그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딸을 알아보기는 알아볼 수 있을까? 알아보면 찾아가서 만나볼 수는 있는 것일까?
자식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는 느낌으로 사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는 자식,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자식, 그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자식.
힘없이 소외되고 핍박받는 이들, 그저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자 하는 작지만 엄청나게 큰 호의, 그들을 잇는 것은 핏줄이 아닌 그 무엇.
영화가 끝나 조명이 켜질 때까지 들려오는 음악 속에서 당신도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른 질문에 답을 하느라, 그리고 마음에서 계속 울리는 여진으로 인해 쉽사리 자리를 뜨기 어려울 거 같다.
이 영화는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 석권, 전 세계 영화제 155관왕에 빛나는 영화의 전설 장이머우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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