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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얼굴 앞에서> (2020) - 홍상수 / 글. 톰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10-26 201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당신얼굴 앞에서> (2020) - 감독 홍상수





 오래전 배우였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거의 잊힌 상옥(이혜영분)은 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며 동생 집에 잠깐 머문다. 영화감독의 출연 제의에 따른 만남, 어릴 적 살던 집에서의 추억을 되새기며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인생을 정리해 나간다.

 영화감독 재원은 상옥이 출연했던 영화에서 잊지 못할 매력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영화에 출연해줄 것을 제안한다. 밖은 비가 내리고 단둘이 고량주에 취기가 돌며 대화를 이어가던 중 상옥이 “자기와의 잠자리를 원하냐?” 묻자 재원은 “그렇다”라며 동의한다. 단편영화를 찍기로 약속하며 출발을 하기로 한 다음 날 아침, 재원은 음성 메시지를 통해 어제 술 먹으며 한 약속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약속취소를 통보한다. 이에 상옥은 헛웃음을 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이러한 상옥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세상 풍파를 겪으며 이제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나를 좋아해 주었던 남자가 있다면 그의 품 안에서 마지막 사랑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지막 기대와는 달리 술기운에서 나눈 대화, 그리고 술이 깬 후의 생각의 변화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은 진실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온갖 편견과 가식적인 행동으로 세상은 흘러가는데 감독은 이러한 위선이 판치는 세상을 비판하고자 했던 거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시간적 흐름은 하루에 일어난 일을 담고 있으며 배경 화면도 단조롭다. 일부 관객은 ‘영화가 지루해, 유명한 감독인데 영화를 왜 이렇게 만들지? 저예산 영화 아냐?’ 이렇게 반문할 수 있겠지만 죽음이 얼마 남지 않는 사람에게는 단 1초도 생명 같은 귀중한 시간이다. 죽음 앞에 담담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따라가다 보면 평소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많은 감정을 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단편소설 같은 영화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멋진 영화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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