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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스프링스> (2020) - 맥스 바바코우 / 글. 도라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8-24 398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팜 스프링스> (2020) - 감독 맥스 바바코우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휴양지역, 팜 스프링스(Palm Spings)에서 올려지는 결혼식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화창한 날씨와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휴양 리조트에서의 결혼식. 밤까지 이어지는 피로연 파티는 응당 훈훈하고 감동적이어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완벽한’ 세팅에도 불행한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씁쓸한 표정을 숨길 수 없는 신부의 언니 ‘세라’는 원치 않는 축사 스피치까지 제안받아 난감하다.
감동을 연장하고 싶은 다수와 주목받길 원치 않는 한 명의 사람. 결혼식이 있는 ‘11월 9일’ 밤이 각자에게 다른 온도 차로 해석되는 순간이다.

 그때, 격식을 무시한 하와이안셔츠 차림의 남자 ‘나일스’가 등장하고, 능숙하고 뻔뻔하게 세라의 결혼식 축사 기회를 빼앗아 간다. 이것이 그 순간만큼은 세라에겐 큰 다행인데, 이후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시작이 돼버리고 만다. 
 
 영화 <팜 스프링스>는 타임 루프(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일정한 시간만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면서 겪는 상황)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자연스레 앞서 나온 다수의 타임 루프 소재 영화들과 함께 <사랑의 블랙홀>(1993)을 떠올리게 되지만, 타임 루프 경험을 경험하는 사람이 오직 주인공(이 영화에선 최초의 ‘나일스’)으로 한정된 다수의 작품과 달리, ‘공유되는 타임 루프’로 영역을 확장하며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내일로 절대 가지 않는, 반복되는 오늘을 수천만 번은 살아가야 하는 타임 루프의 설정은 서사를 위한 단순한 소비에 그치지 않고, 주제를 말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설정이 된다. 시간을 뒤집으며 생기는 논리적 오류(질문)를 방지하기 위한 작은 같은 대사들 또한 영화를 그냥 믿어주지 않은 현대 관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듯하다.

 그렇게 시간의 왜곡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던, 나일스가 세라의 축사 기회를 빼앗아 간 순간은, 나일스에게 이미 수없이 반복된 상황이자, 예상치 못했지만 두 사람의 자아가 진정으로 처음 만나는 시작이 된다. 반복되는 하루든, 내일을 향해 계속되는 하루든, 결국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나와 다른 이의) 마음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 그것의 힘을 믿게 된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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