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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밤> (2019) - 이지형, 김솔 / 글. 도라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7-09 259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흩어진 밤> (2019) - 감독 이지형, 김솔





영화 <흩어진 밤>은 10살 ‘수민’의 여름을 조명한다. 그 여름은 낯선 이들이 찾아와 내가 사는 곳의 장단점을 논하며 시작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거주환경에 ‘이 집’이 부합하는지를 따져본 후 떠난 사람들. 수민은 이제 14살 오빠 ‘진호’와 분리수거를 하며, 한 달 만에 집에 돌아온 아빠에 대한 서운함 내지는 불평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런 서운함과 불평과는 비교되지 않는 일이, 남매에게 선언되는데 바로 가족의 ‘해체’다. (<흩어진 밤>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설명 또한, 10살 수민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의 해체다)

 응당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민에게는 해체의 과정이 쉽지 않다. 즉, 수민에게 부모님의 선택인 이혼은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이다. 하지만 해체는 피할 수 없고, 가족 구성원에게 선택받거나, 내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 선택지들에는 나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들이 다시 한번 가감 없이 밀려온다. 이는 힘들고 벅찬 일이다. 해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란 책임논쟁까지 더해진다면 나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라는 자책감 또한 피할 수 없다. 

 영화는 이 과정을 피하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거나 문책을 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상황이나 인물의 감정에 오래도록 머물러있고, 이혼이란 결정을 내린 부모도 쉽게 판단하진 않는다. 혹여 부모들의 최선이 자녀에게 최선이 아닌 경우들마저도, 분투하고 있는 부모이자 어른인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이혼하는 부모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이혼을 쉬운 선택으로 바라보지도 않는 것이다. 그렇게 끝까지 지켜보는 것의 힘이 이 영화의 가장 빛나는 지점이 아닐까. 

 관객인 우리 또한 사회의 기준, 사랑하는 사람의 기준, 싫어하는 사람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자신을 매번 마주한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상황이 나를 찾아오기도 한다. <흩어진 밤>은 그런 우리에게 누군가에게 책임을 문책하는 태도보다는, 가만히 그 감정을 들여다보고 끝까지 지켜보는 것의 힘을 내보기를 권하는 것 같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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