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닫기
서브메뉴

관객동아리 리뷰

home > 게시판 > 관객동아리 리뷰

<강호아녀> (2018) - 지아장커 / 글. 미티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6-29 261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강호아녀> (2018) - 감독 지아장커





제목만으로 무협 영화이겠거니 짐작했지만, 전혀 다른 진지하고 현실적인 내용의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강호아녀>를 ‘강호의 여자’라는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 생각하였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왜 이런 작명을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2001년,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의 효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해나갔고 2018년(영화 속에서의 마지막 시점)까지 경제개방에 따라 발 빠르게 변화하였다. 주인공(챠오)이 사는 곳도 그러한 분위기를 타고 발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양지의 반대편에는 음지가 함께 있듯이 ‘챠오’의 남자친구(빈)는 그와 상반되는 도시의 검은돈을 만지는 일을 하고 있다. 

 부를 축적할 기회의 증가는 여러 세력 간의 치열한 경쟁과 피할 수 없는 균열을 불러오고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린다. 평소에 의(義)와 충(忠)을 중시하던 건달들은 결정적인 순간 그 누구도 ‘빈’의 곁에 남지 않았다. 모두가 등을 돌리던 순간에도 ‘챠오’만은 남았지만, 그 소중함을 몰랐던 ‘빈’으로 인해 엇갈리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더 이상 ‘빈’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떠나려 했던 ‘챠오’는 결국 사랑인지 의리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용서할 수 없을 상처를 준 사람을 지켜준다. 그런 모습에서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에서 ‘잠파노’에게 미련하리만큼 한결같은 순애보를 보여준 ‘젤소미나’가 떠올랐다.

 마치 남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살 수 없는 강호와 같은 세계에 살던 ‘빈’, 그리고 그 안에서 끝까지 의리를 지켰던 ‘아녀-차오’. 그곳에서 도리와 의리를 다한 그녀야말로 진정한 고수로 느껴졌다. 

 두 사람이 평화롭던 시절 산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화산재는 세상 가장 순수한 하얀색이라고. 가장 고온에서 타고 나와서 모든 걸 다 써버리고 더 이상 남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저 순수한 그 자체로의 하얀색이라고.’ 아마 가장 열정적으로 자신을 태울 수 있었던 행복하고 소중한 그들의 과거에 건네주고픈 말이 아니었을까. 

 영화를 좀 더 심도 있게 즐기기 위해서 감독 코멘터리의 인터뷰를 읽어보고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처음 한 번만 봐서는 거장의 반열에 다가가는 감독의 깊은 뜻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미티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크레센도> (2019) - 드로 자하비 / 글. 미키루크 2021-06-29
다음글 <까치발> (2019) - 권우정 / 글. 유세종 2021-06-08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