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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발> (2019) - 권우정 / 글. 유세종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6-08 424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까치발> (2019) - 감독 권우정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이 경직되면 발뒤꿈치는 종아리 쪽으로 딸려 올라가고 앞꿈치 쪽은 지면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이러면 뒤꿈치는 땅바닥에 닿을 수가 없게 되고 앞꿈치만 사용해 ‘까치발’로 걷게 된다. 아기들의 경우 근육 발달이 더디거나 지적장애, 뇌성마비의 증상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양수가 파열되어 분만 예정일보다 한 달 먼저 일찍 세상으로 나온 지후도 이러한 이유로 까치발을 가지게 되었다. 

 이 영화는 권우정 감독 자신과 딸 지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장애’가 내 자식의 일이 되면서 결국 엄마와 딸 모두 마음의 상처가 남는다. 엄마는 상태가 호전되리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똑바로 걸어보자고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딸은 여전히 까치발로 걷는다.

 쉽게 한글을 쉽게 배우지 못하는 지후를 방치할 수 없는 엄마는 여러 번 반복해서 틀린 부분을 고쳐주려 하지만 결국 감정이 폭발하여 격한 표현을 하기도 한다. 느리고 더딘 아이의 성장 속도를 인정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신이 왜 혼나는지도 모르고 낮아지는 자존감과 무너지는 자아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큰 인내심도 필요하다. 어느 누가 그 당사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인위적인 내용을 첨가하지 않은, 서로를 알아 가려 노력하는 실제 이야기들은 79분의 상영 시간 내내 마음을 울린다.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삶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면서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고 향기로운 마음을 가지도록 채찍질도 해준다. 딸을 키우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 함께 살아가는 넉넉한 마음을 누구보다 먼저 알게 된 엄마이자 감독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진정한 영화인으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유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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