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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아스트리드> (2018) - 감독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글. 심규문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5-18 477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비커밍 아스트리드> (2018) /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빨간 머리와 주근깨 가득한 익살스러운 얼굴에 롱스타킹을 신은 바짝 마른 몸으로 온 동네를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소녀. 보는 이에게 신선하고 맘 설레는 웃음을 선사하던 옛날의 티비 드라마 <말괄량이 삐삐(원제는 삐삐 롱스타킹)>의 저자인 세계적인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소녀 시절에서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가 개봉하였다.
   
 아마 현재 사오십대 정도의 성인들에게 ‘말괄량이 삐삐’라는 단어는 마치 ‘산타클로스’처럼이나 어린 시절의 환상과 가슴 두근거리는 흥분을 추억하게 하는 이름일 것이다.

 첫 도입부의 소녀 시절 아스트리드에 대한 장면들은 말괄량이 삐삐의 탄생을 예상하게 하는 그녀의 당돌함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온 가족이 감자를 심는 힘든 노동의 와중에서도 감자비(rain)를 뿌리는 즐거운 익살을 누리기도 하는 가난하지만 묻히지 않은 강인한 생명의 스웨덴 가정의 모습을 보여줘 잔잔하게 미소 짓게 한다.

 그녀의 당돌한 자아는 사춘기의 이성에 대한 감정에서도 발휘되어 유부남과의 도발적 만남으로 인한 출산과 가족과의 갈등 속에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위기에 빠져들게 하고 이러한 힘든 과정에서 아스트리드의 강인한 생명력은 굽히지 않고 나아간다.

 가난한 가정과 남성중심적 사회 속에서 꿈을 키워나가던 소녀 아스트리드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자신의 분신 같은 아이와 힘들고 거친 시간을 헤쳐 나가며 소통하는 한 여성의 성장기를 다룬 두 시간여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건 순간순간 미소를 짓게 하는 파릇파릇한 생동감을 주는 장면들일 것이다.

 우리의 말괄량이 삐삐가 그냥 책상 위에서 탄생한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린드그렌 불굴의 생명력 속에서 거칠고 삭막한 주변 환경을 이기고 만들어진 창조물임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이고 그 과정에 함께하는 몇몇 따뜻한 등장인물들을 보며 뿌듯한 미소를 느껴볼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북구의 흰 설원 속에서 롱스타킹의 말괄량이 삐삐가 탄생하는 자양분들을 느껴 볼 수 있는 한 인간의 성장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놓치기 아까운 영화임이 틀림없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심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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