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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웰> (2019) - 룰루 왕 / 글. 심규문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2-10 294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페어웰> (2019) / 룰루 왕

 


죽음을 끌어안은 생들의 아름다운 연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홍보 문구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가슴에 설렘의 느낌을 주는 영화 <페어웰>을 본 후의 관객들의 느낌은 두 부류로 나누어질 것 같다. 

 

 먼저 가슴 뭉클한 연기로 할머니의 임박한 죽음을 알리지 않고 생의 행복을 좀 더 느끼도록 하는 로맨틱한 가족 영화를 본 느낌이거나, 아니면 전 세계 영화제 33관왕에 코미디 뮤지컬 부문에서 아시아계 최초의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치고는 무언가 좀 애매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마 영화를 구성하는 시각이 주인공이 할머니인지 손녀인 빌리인지 좀 혼재되기도 하고 어떤 장르의 영화라고 특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일 거 같다.)

 

 영화를 본 후 이러저러한 생각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리뷰를 쓰는 지금 잘 만들어진 성장영화를 보았다는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룰루 왕 감독의 실제 어린 시절 경험을 소재로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페어웰>은 할머니에게 다가왔던 ‘죽음’이란 상황을 둘러싼 가족애에 대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깊이 있는 완성도를 만든 건 가족들 한명 한명의 삶의 내면을 간결하지만,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신파적으로 흐를 수 있는 상황에서 덤덤하면서도 강렬하게 ‘빌리’(아콰피나)의 인간적 성장을 그려낸 감독의 연출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의 의미와 내용보다도 그 거짓말에 참여한 사람들(당사자인 할머니까지 포함해서)의 삶에 대한 의지와 애상들을 영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음악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표현한 룰루 왕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할머니와의 아름다운 거짓말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혼란스러운 빌리의 표정과 지쳐 잠든 엄마 아빠의 얼굴, 그리고 다시 미국에서의 일상을 앞둔 빌리의 힘찬 기합 소리에 하늘로 비상하는 새들로 넘어가는 장면은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가 언제나 대면해야 하는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들을 겪고 이겨내며 개인들의 삶이 힘을 회복해 나아가는 개개인들의 역사를 따뜻하게 드러내는 멋진 장면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 어쩌면 우리의 문화는 이러한 죽음과 마주침을 어떤 형태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가에 관한 형상 같기도 하고 우리들의 생은 그 속에서 새로운 힘을 창조하며 계속 나아가야 하는 운명을 함의하고 있는 것 같다.

 

 
- 글. 영화동아리 씨네몽 심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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