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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바이러스> (2018) - 김성준 / 글. 나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2-04 286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천사는 바이러스> (2018) / 김성준



지나치게 진지한 관객 1의 리뷰



 

 주인공인 듯한 한 남자가 운전하며 전주에 진입합니다. 건조한 갈색의 강 언저리 화면이 눈에 들어오고 기자증을 노출한 남자의 소탈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은 이미 편안한 기대로 가득해졌습니다. 전주를 보여줄 영화, 그것도 우리의 자랑, 노송동의 이름 없는 천사님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아닐까? 두 시간은 뿌듯한 행복이겠구나! 그렇게 말이죠.

 

 얼굴 없는 천사님은 누구일까요? 기자님은 순수하게 진짜 기자일까요? 천사 범인을 찾습니다. 천사의 선물은 안전할까요?

 

 김칫국이었습니다. 영화 속 전주는 노송동 주민센터와 동네 고물상 주변만을 심도 있게 맴돌았고 예상했던 다큐멘터리는 매회를 단편으로 잘라도 완성될 <세 친구> 식 픽션 스토리로 변해갔습니다. 연극계에서 실력을 기른 짱짱한 연기자들이 주연 조연을 가리지 않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위해서 한시도 관객을 가만둘 수 없다는 목표에 열 활약하는 영화. 한마디로 비빔밥식 사람 천사들의 합창입니다. 행복했느냐고요? 그러니까 말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천사는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말고. 좋은 행복 바이러스였을 것 같은데요.

 

 영화는 동명 희곡이 먼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6년에 미리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제목이 코로나 사태를 반영할 수 없이 그냥 천사는 바이러스입니다. 사람마다 ‘재밌다’라는 그 어려운 목표가 다 다릅니다. 이럴 때 듣는 말이 ‘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덤빈다’라는 힐난일 것입니다. 그저 ‘관객 1이 너무 진지한 타입이었다’로 제쳐두고 이야기를 들어주신다면, 어떨까요.

 

 남자 눈에 예뻐 보일 것 같은 비주얼 좋은 여성이 사랑받는다는 편견이 느껴졌습니다. 편견이 아니고 진리라고요? 연기를 위해 망가지는 것을 개의치 않은 ‘야쿠르트’ 연기자님은 작품이 나오고 나서야 판단되는 자신의 헌신을 어떻게 느끼실지. 현실이 그러니까 하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과도하게 여실히 드러내 주는 것에 만족하실까 궁금해졌습니다. 난방비를 아껴서 전기장판도 없이 춥게 사는 진주 귀걸이 아주머니는 어떤가요.

 

 지켜야 할,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것이 꼭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그리고 너무 빤한 착한 이야기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기획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재미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시점부터는 영화가, 예술이 그 목표를 넘어서 그 기능까지도 흔들리게 한다는 생각. 전주를 사랑하는 지나치게 진지한 관객1의 우려입니다.

 

보고 나서 톡 나누기 보물창고 같은 영화, 자신이 지나치게 진지한 관객인지 아닌지 시험해볼 수 있는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입니다.

 

 

- 글. 영화동아리 씨네몽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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