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홈리스> (2020) - 감독 임승현
대견하다, 살아내고 살아가는 한결과 고운. 그러고 보니 주인공들의 이름도 너무 잘 지었다. 한결 고운 젊은이들이다. 그들이 저지른 엄청난 일을 감히 우리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부끄럽고 부끄럽다. '집'에서 아기를 키우고 싶은, 내 집 마련의 꿈 이상의 꿈이 짓밟히고 짓밟혔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집이 없는 젊은 부부와 집만 있는 독거노인, 고운은 소리친다. 누구 하나 쳐다보지 않는다고, 할머니나 우리나 똑같다고.
찜질방에서 아기가 울까 봐, 한결이 더 큰 법적(?)인 죄를 지을까 봐, 고운이 무언가로부터 더 무참히 짓밟힐까 봐 내내 조마조마했다. 배달 업체 사장이 '저번에 말한 병원비 30만원'으로 한결에게 입막음하는 기지(?)를 발휘하는 것처럼, 그야말로 꼰대처럼 나는 외치고 있었다. 얼른 고운과 아기를 쉼터 같은 곳으로 옮겨 놓고 경찰(공권력)과 상의하여 더 큰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한결에게 말하고 있는 나를 영화는 맘껏 비웃는다.
한결과 고운은 할머니에게 제사의 예를 올린다. 사회 복지사는 독거노인 명단에서 할머니를 빼게, 주민센터로 방문하라고 명랑한 목소리로 이들을 응대한다. 세 식구가 나란히 앉은 식탁에서 식사하는,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끝내 작아지지 않으며 영화는 서늘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끝을 맺는다.
돌이켜보니 첫 모델 하우스 씬,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아주 잘 쓰여진,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더욱 잔인한 스릴러(?) 한 편을 소개한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김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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