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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2020) - 로랑 티라르/ 글. 지니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5-27 210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2020) - 감독 로랑 티라르





 여자친구 소니아(사라 지로도)가 일방적인 거리두기 선포를 하고 집을 나가자 충격을 받게 된 아드리앵(벤자민 라베른)은 연애 거리두기 38일째 되는 날 문자를 보낸다. 가족과의 저녁식사 중에도 여자친구의 오지 않는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예비 매형 루도는 결혼식 날 축사 부탁까지 하기에 이른다. 

 인간관계를 어려워하고 연애는 더 서툰 주인공 ‘아드리앵’은 영화 내내 “나만 그런가요?”라며 시종일관 카메라를 바라보며 관객들에게 말을 걸면서 솔직하고 끊임없는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온 가족이 식사를 함께하는 장면이 영화 내내 비추어져서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프랑스 유머 코드가 조금씩 익숙해져 가면서 주인공 아드리엥을 연기한 벤자민 라베른의 연기력 덕분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고 볼 수 있었다.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은 프랑스 작가 ‘파브라스 카로’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속에서 훨씬 혼란스럽고 산만한 주인공의 독백을 시나리오 과정에서 최대한 존중하면서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꼬마 니콜라> <업 포 러브>를 탄생시킨 로랑 티라르 감독은 이런 주제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로 한 시간 반을 이끌어 가면서 아드리앵의 성장과 가족과의 관계를 모두 담아주는 로맨스를 표방한 가족영화를 멋지게 완성해 내었다.

 긍정적이고 매사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도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걱정하기도 하고, 내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지 않는 지인에게 스트레스를 왕창 받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아드리앵을 보면서 나도 그와 다르지 않은 점을 발견했고, 우리 모두에게는 자기만의 소심함이 있지 않나 싶다. 

 마지막 아드리앵의 축사는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모두 담은 듯하다.
 "그리고 넘어지는 거 별거 아니야.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걸 아마도 자주. 인생은 보조 바퀴 없는 자전거랑 똑같아".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러시아로 유학 갔던 배우 박신양이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요?’라는 질문에 선생님이 권한 시가 생각이 났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생의 착각 중 
행복은 힘들지 않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은 것이 바로 인생이고 
나의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당신의 힘든 시간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코로나 방역지침이 해제되었어도 코로나 이전과 같이 돌아갈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고 나의 힘든 시간까지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잘살아 보련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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