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닫기
서브메뉴

관객동아리 리뷰

home > 게시판 > 관객동아리 리뷰

<베네데타> (2021) - 폴 버호벤 / 글. 양이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12-08 367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베네데타> (2021) - 감독 폴 버호벤




‘베네데타’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에 의해 많은 지참금과 함께 어려서부터 주님의 신부로 성당에 맡겨진 아이였다. 예전으로 말하면 신기라고 할 수 있고, 지금의 진단에 의하면 환청과 환시라고 할 수 있는 증상을 보이며 다른 수녀들이 느끼기에 주에게 성흔을 받은 것으로 여겨져 수녀원장까지 된다. 

유럽에 페스트가 돌며 베네데타가 신과 소통하고 특별한 가호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신비주의자들의 설득에 모든 페샤 주민들의 동조를 받아 성녀인 것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결국은 어린 수녀와의 성행위로 인해 베네데타의 환시, 속임수, 거짓말 등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성스러워야 할 성역의 공간에서 일어난 세기의 성스캔들로 끝나게 된다. 이후 70세까지 생존했던 베네데타 수녀는 정신질환자로 취급받다 죽은 것으로 마무리된다. 

영화의 장면들이 너무 사실적이었던데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면에서 더욱더 충격적이었다. <베네데타>의 역사적 면에서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17세기 수도원은 신비주의자들의 권력에 흔들리는 곳이었고, 특히 페스트로 인해 민심이 흉흉해지자 더욱 신의 저주와 신과의 소통에 대해 절대적으로 생각했던 곳이었다. 사랑하는 딸을 주님에게 바치는 부유한 부모와 지참금 액수에 따라 수녀로 받아들였던 수녀원의 관례가 ‘베네데타’에게 자신만의 개인적 예수를 만들게 했던 것 같다. 

종교적인 면에서의 의미로는 영화에 나오는 그 누구도 예수를 믿는 신앙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끝까지 거짓말이군이라고 말하며 죽어가는 주교나, 자기식대로 개인적 예수를 만들어낸 베네데타나 모두 예수의 부활을 믿는 신앙인은 아니었다. 펠리시타 수녀 또는 화형장으로 스스로 걸어가는 그 순간은 신앙인이었을까 싶지만, 사실 그도 이제 자신이 더는 살 수 없는 페스트 보균자라는 사실 때문에 화형장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펠리시타 수녀 또한 마지막까지 신앙인이 아니었을 수 있겠다. 

결국 ‘베네데타’는 자신의 감정을 이성(예수)이 시키는 대로 행하는 존재로 만들어 자기 내면의 욕구에 대한 적법성을 부여하며 이러한 사건들이 빈번해지자 감정과 이성이 하나가 되어 있는 자신을 신의 목소리를 빌어 타인을 조종하려고까지 하게 된다. 규칙과 금기를 거부하고 원하는 것을 하라라는 자신의 욕구를 예수의 목소리를 빌려 하게 되고, 그날에 자신도 순종하는 존재로 합리화하게 된다.

과연 신앙인들은 무엇을 믿는 걸까!! 진정한 신일까, 자신이 만들어놓은 자기식의 신일까? 
“각기 사람들은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다(사사기 17장)”


- 관객동아리 씨네몽, 양이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마이 뉴욕 다이어리> (2020) - 필리프 팔라도/ 글. 김진실 2021-12-14
다음글 <로그북> (2020) - 복진오 / 글. 톰 2021-12-07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