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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미드나잇> (2013) -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글. 지니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2-24 278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비포 미드나잇> (2013) / 리처드 링클레이터





비엔나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두 남녀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 영화 <비포 선라이즈> 파리에서 재회한 두 사람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비포 선셋> 그리스 아름다운 해변마을에서 펼쳐지는 <비포 미드나잇>은 오스트리아에서 18년 전에 만났던 두 사람이 쌍둥이 자매를 둔 부모가 되어 그리스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비포 첫 시리즈인 <비포 선라이즈>가 1996년, <비포 선셋>은 2004, 2013년 <비포 미드나잇>의 남녀 주인공과 감독이 모두 같은 사람이다. 주인공 ‘제시’와 ‘셀린느’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이 담겨있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이다. 두 사람이 호텔 객실에 와서 단둘이 보낼 때 먹는 ‘1827’은 나바리노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실제 와인으로 라벨에 담긴 숫자 ‘18’과 ‘27’이 9배수로 표현됨을 통해 9년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제시가 공항에서 아들 헨리를 배웅하는 것으로 첫 장면이 시작된다. 아들과 헤어진 제시는 셀린느가 기다리는 차 속으로 향하고 쌍둥이 딸들이 뒷좌석에서 평화롭게 잠들어있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다. 그것도 잠깐 셀린느는 하룻밤 사건으로 워킹맘으로 정신없이 살아가느라 본인의 처지를 한탄하고, 제시는 현실적인 사랑 때문에 사춘기 아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괴로워하고 있다. 둘의 모습에서 사랑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준다.

 제시가 초대받은 그리스의 작가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가 펼치는 이야기는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우정과 일로 진정 행복했다는 할머니 이야기’ ‘자기는 자기 것 챙기고 나는 내 것 챙기기, 자기주장 내세우지 않기, 우리는 하나가 아니었고 늘 둘이었어’라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부인과의 부부관계를 이야기하는 패트릭, ‘많은 게 한순간이야 다 부질없어! 현재를 즐겨라’ 내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나보다 세상을 오래 산 분들의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

 눈부신 지중해에 펼쳐진 해변 아이들의 물놀이 장면, 호텔까지 가는 오솔길을 다정하게 걸으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은 비포 시리즈에 나오는 익숙한 장면이다. 장소만 다르지 서로 자연스러운 남녀의 이야기하는 장면을 세 영화 모두에 넣었지만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를 나누는 배경이 주는 아름다움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당도한 호텔에서 분위기를 잡다가 제시의 아들에게서 온 전화 한 통으로 서로 다투게 된다. 화가 난 셀린느가 호텔을 떠나 앉아있는 해가 진 그리스의 해변마을은 두 주인공의 기분과 상관없이 로맨틱 그 자체다.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화해를 청하는 제시의 멋진 대사들 속에 화가 풀린 셀린느 ‘타임머신을 작동시키려면 다 벗어야 해?’ 옷을 시공 연속체가 통과시키려면 좀 복잡해 ^^ 웃을 일이 없는 센스 있고 창의적인 대사가 날 즐겁게 한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란 존재하는 걸까? 지극히 현실적인 부부 이야기였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보이는 그리스의 깨끗하고 청명한 자연과 메마른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로맨스 영화를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난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현실감 있는 대사를 로맨스 영화로 만든 능력 있는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각본에 참여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에게 당신들은 멋진 사람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서로 배려하고 다름을 인정한다면 100살까지 즐겁게 오래 살지 않을까??? 


- 관객동아리 씨네몽,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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